1993. 11. 20 새벽 4:00
반 년 전쯤부터 꿈에 이따금 나타나는 사내아이가 있다. 어디 사는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절의 동자승
같기도 하고 인도의 거리에서 구걸하는 떠돌이 아이 힌 같기도 하다. 다만 언제나 느끼는 것은 그 아이가
엄청난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. 그건 많이 알고 있다는 따위의 지성이 아니라, 지혜, 관찰력, 감성
이 날카로운, 말하자면 틀을 벗어난, 어른보다 영리한 아이다. 그 국적 불명인 꿈 속의 아이를 향해, 나
는 이글을 쓰기 시작하기로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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